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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민문예대학 (4.13.토)/이달균 시인

등록일 :
2019-04-26 07:12:12
작성자 :
문화유산육성과(055-225-7193)
조회수 :
263

마산문학관 시민문예대학 인문학아카데미 과정 이달균 시인

마산문학관 시민문예대학 인문학아카데미 과정 이달균 시인

[사진 해설]

시와 시조, 영화 등 다양한 문화장르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달균 시인이 
"영화와 문학을 통해 본 '오마주'혹은 영감의 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였습니다.
구수한 입담으로 수강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강연을 해 주셨습니다.

강의록에는 우리 문단의 화두였던 표절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국문단의 화두가 표절이었던 적이 있다. 최고 인기작가였던 신경숙의 표절사건은 문단에 큰 충격을 던져 주었다. 소설가 이응준은 신경숙의 단편 ‘전설’에 대해 “확실한 증표가 있는 와중에도 한국문단의 ‘침묵의 카르텔’이 있다. ... "신경숙의 표절은 그저 ‘치워버리면 끝이 나는 똥’이 아니라 한국문학의 ‘치명적인 상처’가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그가 인용한 내용은 선배 시인 김후란이 번역한 ‘우국(憂國)’의 일부가 ”거의 타이핑 수준“으로 표절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간의 충격에 비해 시시비비는 명백히 가려지지 않았다. 미시마 유키오는 일본을 대표하는 과격한 우익 진영 문인이었다. 그는 할복자살 직전 “전쟁과 일본의 재무장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된 제2차 세계대전 후의 평화 헌법을 뒤엎으라.”고 촉구하는 연설을 마치고 할복자살했다. 신경숙 표절사건은 중요한 이정표가 되지 못하고 그저 하나의 사건에 불과한 채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표절을 비호하거나 옹호하는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그 부분은 아직 숙제로 남겨져 있다. 

다만 표절의 기준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있는 듯하다. 예술은 모방에서 비롯되었고, 먼저 간 누군가의 길을 따라 걸어왔기에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현대에 와서는 패러디, 콜라주, 혼성모방 등의 기법이 다양하게 사용됨으로 그 진위를 가리는 일이 더욱 힘들게 되었다. 

표절은 노략질[剽]하고 훔친다[竊]는 뜻이다. 훔치는 행위는 남이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슬쩍 가져오는 행위이다. 그기존 작가의 업적과 재능에 대한 경의를 표하면서 그와 유사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을 말할 때 오마주(Hommage)라는 말을 쓰곤 한다. 그러나 이미 다 아는, 다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것을 다른 작품으로 변환시키는 것은 표절이라 잘라 말하기엔 무리가 있고, 오마주라 말하는 것도 적절치 않은 경우가 있는데, 필자는 이런 경우 ‘영감의 전이(轉移)’란 말로 표현하곤 한다. 

예술은 모방에서 비롯된다고 하지만 한국 근대예술은 표절, 차용, 모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역사를 가졌다.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 이전에 부른 애국가는 같은 〈올드 랭 사인〉에 가사를 붙인 것이고, 윤심덕의 〈사의 찬미〉는 이바노비치(Iosif Ivanovich)의 〈도나우 강의 잔물결〉이며, 흑백 청춘영화의 맨 윗자리를 차지하는 〈맨발의 청춘〉은 일본 영화 〈흙탕 속의 순정〉을 베낀 것임을 우린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앞 세대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되었다면 이는 표절과는 구분된다. 필자가 ‘영감(靈感)의 전이(轉移)’란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다른 예술가로부터 영감을 받아 저만의 빛깔로 재탄생시킨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는 오마주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영감이 전이된 경우이므로 그렇게 부르고 싶다. 

유럽의 후기인상파 화가들이 본 일본의 목판화 우키요에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수출용 도자기를 싼 종이에 그려진 그림은 ‘다름’에 대한 재인식이었다. 고흐는 〈비 내리는 교각〉이란 작품을 유화로 똑같이 모사하기도 하고, 〈탕기영감〉이란 그림에선 배경을 전부 우키요예로 장식하였으며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에서도 화실 벽에 붙여둔 우키요에가 등장한다. 이처럼 다른 방식, 다른 소재, 다른 풍경은 그들의 작품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동양미술이 서양에 소개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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