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풍경

백치 동인 김용복 시인 방문 (2019.7.19)

등록일 :
2019-07-19 07:58:57
작성자 :
문화예술과(055-225-7193)
조회수 :
196

백치 동인 김용복 시인

백치 동인 김용복 시인

[사진 해설]

마산문학관 특별기획전 <마산문단의 전설, 백치 동인자료전>이 개최되고 있는데, 백치 동인인 김용복 시인이 방문하셨습니다.
그 사이 인사이동이 있어서, 마산문학관의 새로운 담당 주사로 여미경 계장님이 오셨습니다.
김용복 시인은 전시장을 둘러보고 전시회 개최에 대한 소감, 마산문학관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습니다.
김용복 시인이 행사 자료집에서 백치 동인에 대해서 쓴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백치와 만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다. 개교기념일에 교내백일장이 있었다. 전교생이 참가하는 행사였다. 교실에서 흰 종이 한 장씩을 나누어 주며 자유로운 제목으로 시 한 편씩을 지어 내라는 것이다. 어떤 제목의 시였는지는 기억이 없다. 발표를 보고 좀 놀랐다. 거기에 내 이름이 2등으로 올라 있었다.

 그때만 해도 3학년에 이제하·변재식, 2학년에 김성택(김병총)이 월간지 《학원》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있었기에 내가 입상을 할 줄은 미처 생각조차 못했다. 이를 계기로 시를 쓰는 학생으로 알려지고 백치동인 창립멤버가 됐다. 

 사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시라는 문학의 분위기에 젖어 자랐다. 선친이 한시를 좋아해서 사랑방에 묵향이 가득했다. 중학교 때다. 초정 김상옥 선생이 시집 《목석의 노래》를 발간하여 내게 주었다. 그를 계기로 시를 읽기 시작하고 책방을 드나들기를 즐겼다. 목표는 세계문학전집을 독파하는 것,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즈음 내가 가장 좋아한 시인은 박목월, 조지훈, 라이너 마리아 릴케였다.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얼마나 아름다운 서정 인가. 그 시절 백치동인은 내게는 자존심이고 긍지였다. 우리는 틈만 나면 모여서 시와 소설을 이야기했다. 일년에 몇 번씩 문학의 밤을 열어 자작시를 낭송하고 조병무와 나는 콘티넨탈 다방에서 시화전도 가졌다. 백치는 모여 여름날 가포에서 가면축제도 열고…….

 그즈음 국내 젊은이들 사이에는 마산이 문향이라는 관념이 배어 있었다. 백치가 활동하던 시기에 마산에는 쟁쟁한 문인들이 많이 계셨다. 김상옥, 김춘수, 정진업, 김수돈, 김세익, 이원섭, 이석, 문덕수, 이영도 시인들……. 그들이 풍기는 문학의 향기가 우리들을 키웠다.  어떤 면에서 그 시절이 내가 가장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한 시기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때 《마산시보》, 《마산일보》 등에 시를 많이 게재한 것 같고, 마산방송에 출연하여 시낭송도 많이 했다. 

 나는 긴 세월 문학과 떨어져 살았다. 신문기자로 일을 했기 때문이다. 얼핏 기자와 문학은 같은 글 쓰는 직업 같지만 사실은 가까울 수 없는 영역이다. 문학은 사유로 탄생되지만 기사는 디테일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백치동인지를 내면서 나는 귀향을 한다는 감회를 가졌다. 옛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옛집을 다시 찾은 기쁨을 누렸다."
공공누리의 제 2유형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공공누리 제2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이용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문의전화
문화시설사업소 ( 055-225-7192 )
만족도 조사

현재 열람하신 페이지의 내용이나 사용편의성에 만족하십니까?

평가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