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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인문학아카데미 (4.24.화)/강현순 수필가

등록일 :
2018-04-25 03:30:45
작성자 :
문화유산육성과(055-225-7193)
조회수 :
103

강현순 수필가

강현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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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 주제 : 수필 읽기의 즐거움
○ 강연 일시 : 2018년 4월 24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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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해설]

강현순 수필가는 강연에서 수필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로부터, 수필가의 삶까지 들려주었습니다.
특히 수필에서 써야 할 것, 쓰지 말아야 할 것 등의 구체적인 사항부터 비롯해서, 어떻게 자신은 글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들려주었습니다.
아래 수필은 수업 시간에 같이 읽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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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꽃과 사람

                                                               강현순 

 깊은 겨울잠을 자던 대지가 실눈을 잔조롭게 뜨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방팔방으로 쪼르르 달려가서 봄이 왔다고 속살거리는 명지바람의 활약만 있는 게 아니다. 달콤한 빗물과 따뜻한 햇살도 일조한 까닭이다. 
 여기저기에서 톡톡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온다. 가지마다 총총 봄을 매달고 있는 매화 벚꽃 참꽃 개나리는 봄꽃의 대명사이다. 이 꽃들은 대체로 일시에 피었다가 일시에 지는 것이 특징이다. 더구나 아쉽게도 단 며칠만 얼굴을 쏘옥 내밀었다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자신의 화려했던 나날들은 가슴에 묻어두고 다음 무대를 빛낼 장미 수련 수국 원추리들한테 자리를 내주기 위해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들뜨게 해주는 꽃은 우리가 기쁘거나 슬플 때도, 생을 끝내는 날까지 영원히 같이 할 것이다.
 올봄에는 꽃소식과 선거소식이 함께 찾아왔다. 
 모두들 한결같이 능력 있는 참다운 일꾼은 오직 자신뿐이라고 목청을 돋우고 있다. 그들이 대단한 프로필을 내세우며 설령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내걸더라도 우리는 부디 이루어지길 바라며 평화롭고 안정된 세상을 잠시 꿈꾸어보기도 한다.
 예전의 선거 상황을 돌이켜 본다. 입후보자들이 자신의 승리를 위하여 새빨간 거짓말로 상대를 비방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현장을 목도하면서 진저리를 치던 생각이 난다. 또한 자신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듣고 볼 때는 마치 사향노루가 바람 부는 언덕에 서 있는 듯하여 몹시 역겨웠다.
 눈부시도록 고운 자태와 그윽한 향기를 지닌 꽃은 결코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지 않는다. 자기를 봐달라고 소리치지도, 손짓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아름다움에 그 은은한 향에 이끌려 먼 곳 마다않고 그를 보러 간다. 
 누군가가, 꽃의 매력의 하나는 그에게 있는 아름다운 침묵이라고 하였다.
 올봄의 선거인들은 부디 꽃을 닮았으면 좋겠다. 꽃한테서 침묵을 배웠으면 좋겠다. 묵묵히 자신의 내면을 잘 가꾸어 영명한 한 송이의 꽃으로 피어 있으면 우리가 예쁜 꽃이 보고 싶어 먼길 마다않고 찾아가듯 지혜로운 유권자들이 자연스럽게 몰려들지 않을까 싶다.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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