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끈함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카페에 가면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뜨아(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찾게 되고, 장시간 외출에는 핫팩을 챙긴다. 이런 사소함으로도 열기가 채워지지 않을 땐 뜨끈한 탕에 몸을 녹여보자. 대중탕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이보다 좋은 피로 회복은 없을 것이다. 이 계절에 가면 좋은 마금산 온천단지를 소개한다.
[마금산온천]
세종실록지리지 기록 있을 만큼 오랜 역사
효능 입증받아 행안부 ‘보양온천’으로 지정
족욕체험장 시설 정비 마치고 11월 재개장
온천욕 후에는 북면 두부와 막걸리가 별미
# 마금산 기슭, 신비의 샘
마금산 온천단지는 의창구 북면 마금산 기슭에 있다.
세종실록지리지(1454년) 제150권 창원도호부편에 ‘도호부에서 북쪽으로 18리 떨어진 초미흘(草未訖)에 목욕탕 3칸과 부엌 딸린 집 3칸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역사가 깊은 곳이다.
지하 200m 깊이에서 솟는 이곳 온천수는 아무리 퍼 올려도 마르지 않는 신비의 샘으로 불린다. 섭씨 57도 이상의 약알칼리성 식염천으로, 나트륨·철·칼슘·망간 등 20여 가지 미네랄을 다량 함유해 신경통과 근육통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예로부터 이 효능이 입소문 나면서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고, 주민들이 몸살을 앓게 되자 약수터를 매몰했다는 기록도 있다. 세월이 흘러 1927년 마산도립병원장이었던 일본인 도쿠나가가 온천을 찾아내 요양 장소로 문을 열었다.
이후 1986년 마금산온천 관광지로 승인되면서 온천탕과 숙박시설들이 들어섰다. 이 가운데 마금산원탕보양온천은 도내 처음이자 전국 아홉 번째 보양온천으로 지정받았다. 보양온천은 수온과 성분이 우수하고, 주변 환경이 좋아 건강증진·심신 요양에 적합하다고 행정안전부가 인정하는 곳이다. 대중탕, 가족탕, 물놀이장을 갖춰 온 가족이 쉬어가기 좋다.
# 동네 마실 하듯 온천수 체험
북면 천주로1170번길 24에 있는 족욕체험장에 가면 마금산 온천단지의 효능을 간편하게 체험할 수 있다. 족욕체험장은 야외에서 40~42도의 온천수를 즐길 수 있는 시설로,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두 달간 휴장하며 급수펌프·배관 교체 등 정비를 마쳤다. 매주 월요일은 휴장하고, 그 외에는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혹시 북면을 찾을 일이 있다면 뜨끈한 물에 발 담그고 주변 사람들과 도란도란 담소를 나눠보자. 단, 수건은 직접 준비해야 한다.
#허기 채우는 맛과 멋
움츠렸던 몸에 활력을 채워 넣었다면 이제 허기를 달랠 차례다. 북면은 막걸리와 두부가 유명하다. 특히 막걸리는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데, 술술 넘어가는 목 넘김에 청량감이 일품이다. 모락모락 김 나는 두부 한 모에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이면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온천단지 뒤에는 마금산(280m)과 천마산(370m)이 있다. 높지 않으니 시간적·체력적 여유가 된다면 한번 올라 보자. 두 산 가운데 70m 길이의 구름다리가 있다. 바람에 흔들려 제법 아찔하지만, 구름다리에서 내려다보는 온천단지와 농촌 들녘의 풍경이 마음에 쉼을 가져다준다. /박정은 기자/
※사진 설명(위에서부터)
족욕체험장
구름다리에서 내려다본 온천단지
마금산 온천구름다리
북면막걸리와 손두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