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혜 의원
산업경제복지위원회
(비례대표)
지난 3월, 창원시의회 제150회 임시회에서 우리 지역사회의 포용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의미 있는 조례가 통과되었다. 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창원시 장애인 의사소통 권리 증진에 관한 조례’이다.
이 조례의 핵심은 ‘보완대체 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이하 AAC)’을 제도적으로 도입하고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데 있다. AAC는 말이나 글로 생각을 표현하기 어려운 분들이 그림, 낱말, 표정, 전자기기 등을 활용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의사소통 보조 수단을 말한다.
우리 삶과 가장 가까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는 시민이 공공서비스를 만나는 첫 관문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복잡한 서류 작성과 구두 중심의 민원 처리 과정이 높은 벽처럼 느껴진다. 발달장애인, 뇌병변장애인, 청력이 약해진 어르신,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까지 많은 분이 일상 속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는 행정복지센터에서도 누구나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무장애(BF) 소통 환경을 갖추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과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AAC 도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비치하고 운영해야 할까? 첫째, 실효성 있는 맞춤형 도구의 개발이다. 단순히 천편일률적인 그림판을 두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주민등록 업무나 복지 상담 등 창구별 업무 특성을 반영한 세분화된 시각 자료가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시대 변화에 발맞춘 스마트 기기의 도입이다. 종이 그림판을 넘어 음성 출력이 가능한 태블릿 PC와 같은 스마트 기기를 비치해 소통의 정확도와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 셋째,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교육이다. 현장에서 시민을 직접 맞이하는 공무원분들에게 전문 교육과 응대 매뉴얼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AAC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조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몇 가지 제도적 과제도 함께 풀어가야 한다. 조례가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으려면 조례에 명시된 기본계획 수립에 발맞춰 체계적인 예산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행정복지센터를 시작으로 병원, 약국, 은행, 카페 등 시민들이 자주 찾는 민간 영역까지 AAC존을 확장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 지역의 실정에 맞는 기호를 주기적으로 갱신하고, 민관 협력을 주도할 전담 기구나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하는 일도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다.
‘장애, 언어, 표현의 장벽 없이 말보다 마음이 먼저 통하는 장애인 친화도시 창원.’ 이번 조례가 바로 그 꿈을 향한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 장벽을 허무는 작은 그림판 하나가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누구나 존중받으며 참여하는 포용의 도시로 창원이 한층 더 성장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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