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무형유산 명인명품전’
5월 11일까지 역사민속관
명인 작품 전시·시연·체험
개화기 이후 서구 문화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들어오고, 신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 빠른 변화 속에서 묵묵히 전통문화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선자장 김동식 △윤도장 김희수 △악기장 고수환 △두석장 김극천 등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명인들이다.
이들은 기계의 힘을 멀리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숙련된 기술을 더해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치열함, 인내, 육체적 고통 끝에 마주하게 되는 작품 앞에서 다시 경건한 마음으로 작업에 몰두할 뿐이다.
창원문화재단은 4월 15일부터 5월 11일까지 창원역사민속관에서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4명의 작품을 조명하는 특별전 ‘국가무형유산 명인명품전’을 개최한다.
◆바람에 생명을 불어넣는 장인, 선자장 김동식= 부채를 한자어로 ‘선자(扇子)’라고 하며, 이것을 만드는 장인을 선자장이라고 한다.
접부채인 합죽선은 현재까지 전승되는 최고 수준의 정교함과 세련미를 갖추고 있다. 김동식은 외가의 가업을 4대째 잇고 있는데, 그의 외조부는 고종 황제에게 합죽선을 진상했다.
◆시간과 공간의 장인, 윤도장 김희수= 전통 나침반을 만드는 장인이다. 24방위를 기본으로 하며 여러 개의 동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윤도는 남북 방향을 가리키는 자석 바늘을 이용해 만드는데 무덤 위치나 집터를 점하는 풍수지리, 천문 관측, 여행길의 필수 도구였다.
여기에는 음양오행·팔괘·십간·십이지가 들어있다. 때문에 윤도는 방위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함께 측정하는 생활 속 과학 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소리의 성품을 이해하는 장인, 악기장 고수환= 우리나라 국악기 가운데 현악기 제작 분야의 최고 장인이다. 가야금은 오동나무를 5년 이상 숙성시키는 것부터 총 200여 가지의 과정을 거친다. 재료의 선택부터 제작 방식도 전통을 고수한다.
가야금 소리는 악기마다 다르다. 소리의 특성을 파악해 연주자와 혼연일체되도록 만드는 장인의 기술은 최고라 칭송받는다.
◆쇠 속의 아름다움을 찾는 장인, 두석장 김극천= 장석을 만드는 장인이다. 장석은 금, 은, 동, 철, 백동 등 여러 금속 재료를 이용해 만드는 금속 장식을 말한다.
주로 목공예품에 부착하는데, 기물의 격조를 높이거나 장식적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한다. 자연의 문양과 문자 문양, 기하학적인 문양 등이 표현되어 아름다운 감성을 불어넣는다.
대를 이어 국가무형유산으로 인정받기까지 묵묵히 외길을 걸어온 명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창원역사민속관(의창구 창이대로 397번길 25)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5월 11일까지 이어진다.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 기간에 명인들이 3일씩 시연과 무료 체험도 운영한다. 체험은 회당 10명씩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신청은 창원문화재단 누리집(문화사업-전통문화사업-프로그램 신청)에서 하면 된다. 문의 전통문화부 (☎ 714-7646). /박정은 기자/
※아래 사진 설명
목공예품에 장식된 장석
윤도(나침반)
선자(부채)
가야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