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보

세상을 여는 창 - 고향의 봄과 이원수문학관

작성자 :
창원시보
등록일 :
2024-04-25
조회 :
8

/정득용(성산구 대암로)


초등학교 4학년 손녀 돌봄 요청을 받아 도서관에 갔다. 손녀는 “할아버지, 우리 지역에 아동문학과 관련해 견학할 곳 없나요?”라고 묻는다. 나는 ‘아동문학~ 아동문학이라’ 한참 생각하다 ‘이원수문학관’이 생각났다. 그리곤 손녀와 함께 그곳을 찾았다.

이원수문학관은 의창구 팔룡동 남산 중턱 ‘고향의봄도서관’ 지하 1층에 있다. 문학관을 들어가니 학예사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우리 고장 출신 동원 이원수 선생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어린이에게는 내일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공간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문학관 정면에 이원수 선생님의 흉상이 보였다. 손녀와 나는 눈웃음으로 인사를 드리고 차근차근 관람했다. 내부 공간은 작지만, 전시자료는 질서정연하게 비치되어 있었다. 여기저기 작가의 삶이 서려 있는 자료들은 자기를 먼저 봐달라고 인사를 한다.

첫 번째로 발걸음이 멈춘 곳은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왼손엔 담배 파이프를, 오른손엔 만년필을 쥐고 원고지에 글을 쓰는 선생님의 사진 앞이었다. 갑자기 원고지 글자가 스멀스멀 움직이는 것 같았고, 안경 너머 고뇌에 가득 찬 작가의 집필 모습을 상상해본다.

두 번째로 발걸음이 멈춘 곳은 ‘나의 아내’에게 전하는 선생님의 마음의 글이었다. <어린이> 문학지를 통해 알게 된 아내이자 ‘오빠 생각’ 작가 최순애 여사에게 보내는 편지 형태였다.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절과 일제강점기 감옥에 갇혀 힘들게 살아온 날을 기억하면서 환하게 웃는 부부의 모습이 좋았다.

세 번째로 발길이 멈춘 곳은 선생님의 마음을 전하며 나를 감동하게 한 일제 말기 친일 시 ‘지원병을 보내며’ 앞이었다. 관람객이 잘 보이도록 전시하고 설명도 해 놓았다. 그리고 선생님의 문학성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의견들도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손녀에게 소감을 물으니 “이원수 선생님께서 우리 지역 출신 아동문학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음에 한 번 더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나의 소감도 손녀에게 들려주었다. “할아버지는 딱 두 가지가 생각나는데, 하나는 선생님의 친일 작품을 솔직하게 공개해 관람객에게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고향의 봄’ 배경지인 천주산 진달래 군락지에 대한 아름다움과 추억이었다”고….

손녀와 다시 이원수문학관을 찾아올 날을 기약하니 힘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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