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의 섬을 여행하는 두 번째 시간이다. 이번에는 창원의 남쪽 끝자락으로 방향을 정했다. 마산합포구 구산면이다. 한참 달리다 보니 도로에 자동차들이 점점 없어지고, 곧 쪽빛 바다가 나타났다. 크고 작은 섬들이 반겼다. 원전항에 차를 세우고 바로 앞에 있는 실리도로 향했다.
[창원의 봄, 섬② 실리도·원전 벌바위 둘레길]
창원의 최남단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있는 섬
실리도는 청정 자연 간직, 낚시 즐기기 좋아
인근 원전 벌바위 둘레길 함께 둘러보길 추천

# 어촌 마을에서 즐기는 힐링, 실리도
창원 도심에서 꽤 멀지만 원전항에서는 고작 350m 남짓 거리로,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배를 타고 4분이면 도착한다. 옛날 어느 노부부가 10년 동안 많은 나무를 심고 가꿔 그 열매가 섬을 뒤덮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실리도’가 됐다.
실리도에는 약 56가구, 120명 정도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전형적인 어촌 마을로, 마을 앞바다에는 어선들이 빼곡하다. 낚시 명소로도 유명해 작은 낚싯배, 해상콘도가 많다.
주민들은 장어, 물메기, 도다리, 가자미 등을 잡고 굴 양식을 하기도 한다. 특히 물살이 빨라서 실리도의 바지락과 홍합은 맛과 상품성이 뛰어나다.
지난 2020년에는 2.3㎞ 길이의 상수관로가 연결되어 섬에서도 깨끗한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실리도에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어 섬 전체를 크게 한 바퀴 돌 수 있다. 벽화가 그려진 집들 사이로 가면 둘레길 입구가 보인다. 1.6㎞ 거리라 크게 부담이 없다.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제1전망대에서는 가덕도, 거가대교 등이 보이고 제2전망대에서는 거제도 부속 섬들과 산방산, 옥녀봉 등이 보인다. 제2전망대는 육지와 반대 방향이라 탁 트인 바다가 절경이다. 해안도로로 내려오면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아름답다.
# 실리도 여행 팁
원전선착장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거나 시내버스 62번을 타고 원전종점에 내리면 된다. 주차장 인근 마산수협활어위판장 앞으로 가면 배 시간이 적힌 표지판을 볼 수 있다. 그곳에서 배를 탄다.
실리도와 원전항을 오가는 배편은 하루 7번 운항한다. 원전 출발 기준 △7시 20분 △8시 30분 △10시 55분 △13시 05분 △15시 25분 △17시 55분 △18시 55분이다. 실리도 출발은 이보다 10분씩 빠르다. 편도 요금은 대인 2000원, 소인 1000원이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은 정기휴무일이니 참고하자.
실리도에는 선착장 입구의 슈퍼마켓 외에 별도로 운영되는 식당이 없다. 화장실은 해안도로에 있다.
# 진해·거제도 조망하는 원전 벌바위 둘레길
실리도 둘레길만으로 아쉽다면 ‘원전 벌바위 둘레길’을 함께 걸어보자. 원전마을 골목을 따라 펜션단지를 지나면 둘레길 입구에 닿는다.
‘벌바위’라는 이름이 독특한데, 천지개벽 때 벌 한 마리 앉을 공간만 남고 모든 마을이 물에 잠겼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벌바위는 이때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됐다.
둘레길은 벌바위를 거쳐 천둥산과 농로를 연결하는 3.4㎞ 길이다. 발아래에 실리도와 원전항이 보이고 멀리 불모산, 시루봉, 천자봉, 진해해양공원, 진해신항, 가덕도 등이 펼쳐진다.
벌바위 둘레길은 갈림길이 많아 천둥산 정상으로 곧장 갈 수도 있고, 완만한 트래킹을 즐길 수도 있으니 입산 전 미리 지도를 파악하고 가는 것이 좋다. /박정은 기자/
※사진 설명(위에서부터)
실리도 둘레길 제1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실리도 마을.
실리도 둘레길에서 바라본 풍경.
실리도 둘레길 제2전망대.
원전 벌바위 둘레길에서 바라본 실리도.


